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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보는 눈/요즘 사회(해외)

세계 탈원전운동의 시작, 독일의 탈원전 근황

by 방구석포스트 2022.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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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사태 이후 세계적으로 탈원전 흐름이 크게 일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독일이 있었다. 당시엔 독일의 행보에 대한 칭송이 주를 이었다.

 

그런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세계는 다시없는 경제난을 겪고 있고

특히 에너지부족이 심해지면서 독일의 탈원전이 얼마나 멍청한 행동이었는지

그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오늘은 세계 탈원전 운동의 시작이었던 독일의 탈원전 근황에 대해 소개하겠다.

 

세계 탈원전운동의 시작, 독일의 탈원전 근황

 

1.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인 노르트 스트림1은 메르켈의 전임 슈뢰더 총리가 시작한 사업임.

2. 슈뢰더 총리는 개인적인 욕심으로 노르트 스트림1을 추진했다는 욕을 지금도 듣고 있음.

3. 노르트 스트림1을 착공하고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 러시아와 독일 간 가스를 공급하는 국영기업 가스프롬의 이사직에 올랐고, 또 다른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의 이사장을 지금도 맡고 있기때문임.

(공직사회 관련해선 그 깨끗하다는 독일도 우리나라와 별다를게 없다는 걸 알수 있다.)

 

4. 발트해 바닷속으로 독일과 러시아 간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노르트 스트림 2를 건설한 회사가 바로 그 로스네프트이기도 함.

5. 독일 메르켈은 원전 찬성론자였음. 진보정부가 수립한 탈원전 정책에 의한 원전 수명연장 중단을 취소해서 원전수명을 연장하는등 친원전 정책을 펼침.


6. 메르켈은 본인의 당 만으로 과반수가 되지 않자 세 번 연속 좌우 대연정을 하게 되었고,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의 친환경 정책을 수용하며 탈원전으로 노선을 조금씩 수정함.

7.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자, 메르켈은 노선을 완전히 바꾸며 탈 원전을 선언했고, 러시아와 노르트 스트림 2 건설을 시작함.

8. 메르켈은 2022년까지 원전 17기를 모두 폐쇄하고, 원전 폐쇄로 부족한 에너지는 러시아 천연가스를 받아 땜질을 하려고 한 것임.

9. 노르트 스트림2는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주변국을 통과하지 않고 발트해를 통해 직통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추가로 까는것임.

10. 독일이 필요한 천연가스의 75%를 파이프라인으로 공급받고, 남는 천연가스는 주변국에 팔아서 수익까지 올릴려는 목적이었음.

​11. 미국은 강하게 반대함.

12. 표면적인 이유는 독일이 러시아 에너지의 포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고, 실제적인 이유는 미국산 천연가스의 잠재 고객을 잃기 싫었기 때문임.

13. 미국에서 세일가스가 터지며, 에너지를 수입만 하던 미국이 에너지 수출까지 가능해짐.

14. 미국을 비행기로 날아가다 보면 황량한 지역에 밝은 불빛들이 많이 보임.

15. 셰일 유전에서는 기름이나 천연가스가 따로 나오는 게 아니라 보통 같이 나오는데, 석유는 저장이 쉽지만 천연가스는 주변에 사용처를 확보하지 못하면 보관이 힘들어 그냥 태워버리는 것임.

16. 미국은 이런 셰일 유전과 항구 간에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버리던 천연가스를 LNG로 압축해서 수출할 수 있는 시설과 이것을 운송할 LNG 운반선을 주문하기 시작함.

17. 파란색이 현재 완공이 되어 수출을 시작한 LNG 터미널이고, 노란색이 건설 중인 LNG 터미널, 녹색이 건설을 준비하는 LNG 터미널로 셰일가스전과 연계된 LNG 수출 인프라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임.

 



18. 미국은 텍사스 중남부 킨타나 1500만 톤(t), 텍사스 남부 코퍼스크리스티 1350만 톤, 텍사스 남동부 포트 아서 1560만 톤 등 대규모 셰일가스전의 완공을 앞두고 있고, LNG 수출 인프라가 완공되면, 천연가스를 사줄 주요 고객이 유럽이라고 생각했는데,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더 받겠다고 하고, 자기가 쓰고 남는 분량을 유럽 각국에 재판매까지 하겠다고 하니 강하게 반대를 했었던 것임.

19. 유럽도 미국 천연가스가 필요하기는 함.

20. 푸틴이 워낙 막가파라, 무작정 천연가스 밸브를 잠궈버리면 유럽 전체가 동토의 왕국이 돼버리기 때문임.

21. 러시아로부터 오는 천연가스가 편하고 싸기는 하지만, 미국이나 카타르의 천연가스도 어느 정도 받아서 경쟁을 시키는 게 유럽 입장에서 필요하게 됨.

22. 독일을 포함한 유럽은 미국등으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할 수 있는 인프라 건설을 하기 시작함.

23. 일정이 급하다 보니, 정식 인프라가 아니라 FSRU로 수입 준비를 하고 있고, 14개의 LNG 수입 인프라 중 9개가 FSRU로 진행 중이고, 이중 3개 FSRU가 독일로 들어가는 시설임.

24. FSRU는 LNG의 압축을 풀어 천연가스로 만드는 인프라를 육상이 아니라 배에 만드는 방법임.

25. 보통 오래된 LNG운반선을 개조해서 만들다보니, 중고LNG운반선 가격을 높이고, 신규 LNG운반선 발주를 더 하게 하는 효과가 있음.

(좌측배가 FRSU)

                                   

 

26. 정규 LNG 수입 터미널을 만드는 데는 3~5년 정도 건설 기간이 필요함. 그런데 FSRU를 신규건조하면 2년정도면 완공이 가능하고, 기존 LNG운반선을 FSRU로 개조하면 1년이면 LNG 공급이 가능함.

27. 전 세계 LNG운반선이 700척 정도인데, FSRU 개조 대상이 되는 노후 1세대 LNG운반선이 250척 정도이고, 이들이 FSRU로 개조가 되면 그만큼 신규 LNG운반선 발주가 빨라 지는 것임.

28. 길게 보면, FSRU가 정식으로 건설되는 육상의 LNG 터미널보다 운영비용이 많이 들지만, 급하게 LNG를 쓰고 싶거나, 아니면 LNG를 한 번 써보고 괜찮으면 육상에 본격적인 인프라를 건설하려는 LNG 도입 국가들이 FSRU로 LNG 맛을 보게 됨. 유럽은 이중 급한 쪽임.

29. 올해 겨울이 문제임. 독일만 하더라도 천연가스 저장고의 90%가 차 있어야 겨울을 날 수가 있는데, 현재 63% 정도가 차 있음.

30. 독일은 겨울이 오기 전에 열심히 저장고를 채워야 하는데, 갑자기 저장고가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함.

31. 러시아가 노르트 스트림 1으로 공급되는 가스 물량을 7월 11일부터 열흘간 60% 이상 줄여버린 것임.

32. 러시아의 가스프롬은 노르트 스트림 1의 정기 정비를 위해, 파이프라인의 가스 터빈을 점검업체인 독일 기업 지멘스에 맡겼고, 지멘스는 다시 캐나다 전문 업체에게 하청을 줌.

33. 캐나다 정부가 뜬금없이 점검이 완료된 가스 터빈을 대 러시아 제재 대상으로 분류해 독일로 배송을 막았던 것임.

34. 독일이 난리를 쳐서 가스터빈 배송이 재개되었지만, 러시아 가스프롬은 아직 가스 터빈을 확실하게 돌려받을 수 있다는 서면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10일 후인 7월 21일 공급 재개 확답을 주지 못하겠다고 나오고 있음.

35. 겨울이 오기전에 하루라도 빨리 가스를 차곡차곡 채워야 하는 독일 입장에서, 10일간 공급이 반이하로 뚝 떨어지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 독일은 에너지 경보 2단계를 발령함.

36. 3단계가 발령되면, 꼭 필요한 곳에만 에너지를 선별 공급하는 에너지 배급제가 실시되고, 2단계는 그 직전 단계인 것임.

37. 러시아가 이렇게 나오다보니,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에너지 공포는 계속 커지고 있음.

38. 독일은 수영장 폐쇄, 가로등 및 신호등 끄기, 난방효율이 좋은 기숙사에 시민들을 수용하는 것등 비상 대책을 준비하고 있고, 독일인들은 땔감과 석탄, 기름 히터, 캠핑용 스토브, 목재 연소식 오븐 등 가스 없이 난방이 되는 모든 것을 사재기 시작함.

39. 독일 의회는 7월 8일, 석탄 발전소의 재가동을 허용하는 비상 법안을 통과시켰고, 올해 안에 완전히 멈출 예정이었던 3개 원전의 가동 연장을 검토하기 시작함. 3개밖에 안 남았지만, 독일 공공 발전에서 이 3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9.7%가 되기에, 중단하기에는 아까운 전력인 것임.

40. 문제는 집권 사민당과 연정을 하고 있는 곳이 친환경 탈원전의 녹색당이고, 현재 독일의 에너지 정책을 맡고 있는 부총리 겸 경제 장관이 녹색당 소속 하베크임.

41. 탈원전이 잘 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녹색당으로서는 정치적 자살행위라서, 기존 탈원전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고 있음.

42. 원전을 가동 연장한다고 하더라도 6개월 이상 연장은 힘든 상태임. 완전 가동 중단을 가정하고 연료봉 재고를 남겨둬서, 새로 연료봉을 조달하려면 1년 반 이상이 필요한 것임.

43. 한동안 영국이 열 일을 할 듯함.

44. 영국은 섬나라라서 러시아에서 독일이나 프랑스로 천연가스가 들어오면, 그 가스 중 일부를 파이프라인을 통해서 받고 있었지만, 파이프라인을 통해서 들어오는 분량이 충분하지 않아서, 카타르 등으로부터도 액화 천연가스(LNG)를 받아서 보충을 해옴.

45. 영국에는 EU나 독일에는 하나도 없는 3개의 LNG 수입 터미널이 이미 돌아가고 있다는 말임.

46. 미국이나 카타르의 LNG가 일단 영국으로 들어오면, 영국의 3개 LNG 터미널에서 압축을 풀어 천연가스로 바꾼 다음에, 지금까지 천연가스를 수입하던 파이프라인을 통해서 역으로 독일 등에 수출을 할 수 있는 것임.

47. 독일이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LNG 터미널이 완공되기 전까지 올겨울을 날려면 영국의 역할이 중요해질듯함.

48. 독일은 결국 러시아와 미국 양측으로부터 천연가스 공급을 받게 될 것 같음.

49. 러시아로부터 파이프라인으로 받는 천연가스가 가격 면에서 가장 저렴하고 별도의 액화 장치들이 필요 없어 편하며, 엄청난 돈을 들여서 완공시켜 놓은 러시아의 노르드 스트림 2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울 것임.

50.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이 되면, 노르드 스트림 2를 열어서 러시아로부터 공급을 다시 받겠지만, 러시아의 잠가라 밸브에 속수무책으로 더 이상 당하지 않게 미국등과의 LNG 수입도 병행하려고 할 것임.

51. 독일은 카타르와 10년 공급계약을 급하게 체결했지만, 카타르가 LNG수입처로서 대안이 되기 부족함. 카타르는 전체 물량의 80%가 장기계약에 묶여 있어서 EU로 보낼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어서 그럼.

52. 독일만 하더라고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천연가스가 710억 입방미터인데, 카타르가 EU에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천연가스는 현재 진행 중인 증산 분을 감안해도 200억 입방미터가 한계라 부족분을 미국이 채워줘야 할듯함.

53. 독일 외 다른 국가들은 상황이 다름.

54. 2025년까지 원전을 폐쇄하기로 했던 벨기에는 원전 가동을 최소 10년간 더 연장한다고 밝혔고, 라트비아는 에스토니아와 신규 원전 건설을 진행하고 있음. 현재 원전이 없는 폴란드는 미국에 원전 도입을 요청하였고, 영국은 8기의 원전 증설 계획을 발표함.

55.EU에 때아닌 원전 바람이 불고 있음.

 

56. 몇가지 조건이 달렸지만, 원자력을 친환경으로 분류하는 안건이 EU의회에서 확정 되기도 함.

 

57. 필요 에너지의 30%이상을 한곳에 집중하지 말라는 에너지 포트폴리오 전략을 무시하고, 러시아 천연가스에 몰빵을 한 독일은 대가를 치르고 있고, 16년간 장기집권을 한 후 박수를 받으며 퇴임한 메르켈은 러시아 천연가스 비중을 너무 높여놓은 것으로, 여기저기서 욕을 먹기 시작하고 있음.

마무리

정치논리로 경제를 푸는것은 위험하다는 걸 다시한번 알려주는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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